의료인이 질병과 독성 발생을 예방하거나 억제하는 작용하는 약물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약물은 전 세계적인 유행병과 생물학적 테러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의료계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만약 전 세계적인 질병의 원인을 규명해 격리하거나 치료할 수 없다면 대형 사건이 쉽게 의료 자원을 압도하고 비극적인 인명 손실을 일으킬 수 있는 것입니다.
바이오테러리즘의 확산
2001년 9월 11일 미국에 가해진 테러 공격 이전에는 질병 발생과 관련된 의료인들의 관심은 주로 전통적인 감염병 질환의 확산에 집중됐습니다. 이것은 인플루엔자, 결핵, 콜레라,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의해 발생되는 유행병을 말합니다. 2001년 9월 11일 공격의 여파는 여러 건강관련단체들로 하여금 그들의 질병 발생과 치료에 대한 인식을 바이오테러리즘을 포함해 생화학 무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까지 확대하도록 했습니다.
바이오테러리즘이란 고의적으로 감염병 병원체, 화학물질 또는 방사성 물질을 사용해 광범위한 질병이나 피해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최근 이런 바이오테러리즘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는 이전에 비해 상당히 개선되고 있습니다. 이는 질병관리본부(CDC), 국방부와 같은 미국 연방정부 및 산하기관이 이전에 없던 질병이 발생하는 경우에 대비해 대중을 상대로 지속적인 교육, 홍보, 준비 활동을 시행해 온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이오테러리스트의 목적은 대중의 혼란을 야기하고 가능한 많은 인명 피해를 입히는 것입니다. 이런 용도로 쓰일 수 있는 물질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실제로 이런 위험 물질 중 일부는 손쉽게 획득할 수 있고, 이를 살포하는 데에도 특별한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주의를 요하는 대상은 흑사병(plague), 천연두(smallpox), 탄저병(anthrax), 출혈성 바이러스(hemorrhagic viruses)와 같은 병원체를 비롯해 신경가스, 시안가스(cyanide), 염소 제제(chlorinated agents)와 같은 화학물질, 핵과 방사능 유출 사태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런 생물학적 위협을 공중 보건에 미치는 위험의 심각성을 기준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비상사태 시 의료인의 역할
비상사태 대비는 생소한 개념은 아닙니다. 3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미국의료기관 인증기관(JCAHO)에서는 신규 인가 병원을 대상으로 재난 대비 대책의 수립 및 비상 대처 훈련 실시를 통한 대비 태세 확립을 의무화했습니다. 1990년대 말 이전까지는 재난 대비 훈련은 돌풍, 태풍,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나 혹은 폭발과 같은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고를 주요 훈련 대상으로 삼아 왔습니다.
1990년대 말 미국의료기관 인증기관 기준 개편에 따라 바이오테러리즘 발생 가능성과 희귀하지만 발생 가능한 감염병 병원체의 갑작스러운 출현 등이 재난 대비 시나리오에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2001년 미국의료기관 인증기관에서는 기존에 재난 대비에 초점을 맞췄던 것을 비상사태 관리 중심으로 바꾸는 새로운 기준을 발표했습니다.
새로운 기준에는 단순히 재난의 결과 발생하는 인명 피해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이런 위기 상황 발생 시 해당 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 전달 체계가 어떻게 변화돼야 할 것인지와 상황 종료 후에는 어떤 과정을 거쳐 일반적인 상태로 복귀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개별 의료기관이 다른 병원 또는 공공보건 기관과 협력해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내용도 추가됐습니다. 주정부 및 연방정부 산하 기관들은 비상사태 대비 지침을 개편해 생물학적 테러 가능성을 포함한 다양한 재난 상황 발생 시 합리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사전 계획을 수립하고자 했습니다.
생물학적 테러에 대한 계획은 다양한 배경의 보건 분야 전문가 간의 협력이 요구됩니다. 의료인은 이런 노력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생물학적 테러는 사전 예고 없이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의료인은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준비 태세를 갖춰야 하는 것입니다.
전략적 국가 비축분
생물학적 테러 비상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이런 사태는 급작스럽고 예측하지 못한 시기에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많은 사상자를 발생이 불가피한 것입니다. 이런 재난 대비를 위한 사전 계획 수립 역시 중요하나 위기 상황이 일단 발생하면 개별 의료기관 및 지역사회가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범위를 금방 넘어서게 됩니다. 필요한 의약품이나 의료 장비, 기타 각종 보급품이 순식간에 부족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전략적 국가 비축분(strategic national stockpile)은 공식적으로 국가의약비축분으로 불립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대규모 생물학적 테러 발생 시 필요한 지역에 신속하게 각종 의료 물자를 공급하는 것입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질병관리본부에서 주관하고 비축대상 물품은 항생제, 백신, 붕대, 호흡기 관련 제제, 수술용, 환자 보조용 자재, 정맥주사 장비와 같은 의료용 자제도 포함합니다.
전략적 국가 비축분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하나는 푸쉬 패키지로 아직 내용이 파악되지 않은 생화학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각종 물품 및 약품을 미리 하나의 패키지로 구성한 것입니다. 현재 미국 전역에 8개의 저장소가 운영 중입니다. 각 저장소에는 내부 온도 조절이 기능이 구비된 약 50톤(t)에 달하는 물품들을 푸쉬 패키지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전략적 국가 비축분 구성 요소는 판매자 관리 비축분(vendor-managed inventory)입니다. 판매자 관리 비축분은 필요시 생화학 위협의 성격이 어느 정도 밝혀진 다음에 이송하게 돼 있습니다. 이것은 공격에 사용된 화학적 또는 생물학적 물질이나 병원체에 맞도록 선정된 각종 의약품 및 물품으로 구성됩니다.
VMI 패키지 공급은 공격 이후 24~36시간 이내에 이뤄집니다. 생물학적 테러에 대비해 개인, 지역 병원 의원 차원에서 백신이나 항생제를 비축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의약품은 유통 기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대량의 비축분을 유지하는 것은 상당한 비용을 수반하고 이를 사전에 비축하면 의약품의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이런 약품을 가장 필요로 하는 지역에 공급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