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테러리스트들은 공공의 혼란 및 질병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떠한 병원체, 화학물질을 가리지 않고 사용합니다. 의료인이 생물학적 테러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물질에 대해 사전에 정보를 숙지하는 건 비상사태 대비와 정책의 계획, 수립 과정에서 상당히 중요합니다.
탄저병이란
세계무역센터 테러 이후 가장 먼저 제기된 테러 위협이 바로 탄저균 공격입니다. 2001년 가을 탄저병균에 노출돼 5명이 사망했고 이는 의도적인 바이오테러리스트의 소행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최소 13명 이상의 미국 시민이 탄저병균에 감염됐고 정부 공무원이 위협을 받은 사례도 있다. 미 연방 우정국(Postal Service) 역시 수 주에 걸쳐 업무에 방해를 받았습니다.
탄저병은 Bacillus anthracis라는 병균에 의해 발생합니다. 일반적으로 가축과 야생동물로부터 전염된다. 발굽이 있는 동물에서 발병 확률이 높고 특히 소, 양, 염소, 말, 당나귀, 돼지 등이 위험합니다. 미국 들소, 영양, 코끼리, 사자 등도 감염 위험이 있다. 사람에게는 상처를 통해 전염되거나 음식의 섭취, 호흡으로도 전염될 수 있습니다.
탄저병은 신체 조직에 치명적인 손상을 야기하는데 탄저병 감염 시 나타나는 증상은 통상 감염 후 1~6일간 잠복기를 거칩니다. 병원체의 감염 경로에 따라 탄저균 중독 증상이 나타나는 데 저마다 특징적인 증상으로 구분이 가능합니다.
탄저병의 질병 유발
탄저병은 edema toxin과 letha toxin 등 두 가지 종류의 독소를 분출해 질병을 일으킵니다. 이들 독소는 조직 괴사 및 삼출물 누적 현상을 일으킵니다. 이로 인해 고통, 종창, 거동의 불편을 야기하는데, 이런 증상들은 거의 모든 종류의 탄저병 발병 시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핵심적인 증상입니다.
또 다른 요소로는 탄저균 결합 수용체가 있습니다. 이는 탄저균이 인간의 세포와 결합해 두 가지 독소가 인체에 침입할 수 있는 통로 구실을 합니다. 탄저병의 전염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탄저균이 포자를 생성한다는 점입니다. 탄저균 포자는 흙 속에서 수백 년간 생존할 수 있습니다. 건조, 열, 일부 강력한 화학 약품에도 견디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이 포자가 바로 탄저균이 공공에 위협이 되는 주요 원인인 것입니다. 가장 위험한 질병 형태인 흡입 탄저병이 전염되기 때문입니다. 포자가 폐로 들어간 후에는 대식세포에서 이를 흡수하고, 그다음 림프 섬유를 타고 이동해 괴사, 종창, 출혈 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가장 영향을 받기 쉬운 부위가 바로 폐 사이 종격막입니다. 이는 잠재적으로 조직 손상, 액체저류 등이 일어날 수 있고 뇌막염도 합병증으로 나타납니다.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 대부분의 환자가 사망합니다.
탄저병은 양털이나 털, 비듬, 골분 등 제품으로 전염되지만 직접 접촉 혹은 공기로 전염되도록 다른 형상을 띠도록 만들 수도 있습니다. 테러분자들은 판독이 어렵도록 고운 가루 형상으로 만들어 이를 전파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루 형상으로 전파하는 경우 거의 모든 곳에 눈에 띄지 않도록 얇게 도포가 가능합니다. 이로 인해 공중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기도 합니다.
탄저병 예방과 치료
탄저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사용돼 온 약품은 항생제인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Cipro)입니다. 예방목적의 경우 투여량은 500mg PO(경구 투여)이며 12시간마다 한 번씩 60일간 복용합니다. 탄저균 감염이 확정되면 12시간마다 시프로플록사신 400mg IV(정맥 투여) 합니다.
이 밖에 탄저병에 효과적인 항생제는 페니실린, 반코마이신, 암피실린, 에리스로마이신, 테트라사이클린, 독시사이클린 등이 있습니다. 호흡기성 탄저병의 경우 미국 식의약청에선 시프로플록사신과 독시사이클린을 함께 투여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탄저균의 위협이 널리 확산하면서 의료 기관에 시프로플록사신 제공을 요청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탄저균 노출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 대중이 예방적 용법으로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항생제를 무분별하고 불필요하게 남용하는 것은 상당한 비용을 수반하고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바이러스의 출현을 촉진할 우려도 존재합니다.
탄저병 예방 백신
탄저병 예방 백신은 이미 30년 전에 만들어져 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획득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2001년 9월 이전에 이런 질병의 발병 빈도가 낮아 미국 내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백신은 탄저병 박테리아 내 '방어항원'이라는 단백질로부터 만들어집니다.
탄저병 백신이 작동하는 원리는 다신 백신과 같습니다. 인체 내 방어항원을 만들고 실제 질병 증상의 발현을 막는 것입니다. 탄저병 백신 접종은 2주 과정으로 3회 접종합니다. 이후 6, 12, 18개월 간격으로 다시 3회의 피하 주사 접종을 실시합니다. 현재 미국질병관리본부에선 제한적인 인원을 대상으로만 탄저병 예방접종을 실시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접종 대상 직군으로는 탄저병 관련 연구 업무 종사자, 고위험 지역 배치 군인, 해당 질병 발병 빈도가 높은 지역에서 수입된 축산물을 취급하는 자 등입니다. 탄저병 백신의 안전성과 실제 질병의 발병 방지 효과에 관해서는 일부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모두 해결되기 전까지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만 탄저병 예방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